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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수 작성일20-11-14 18:41 조회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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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이도원 기자)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자회사 클렙은 더보이즈가 ‘유니버스’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더보이즈는 ‘유니버스’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전 세계 팬들과 실시간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더보이즈가 함께하는 ‘유니버스’는 온·오프라인 팬덤(Fandom) 활동을 모바일로 언제든 즐길 수 있는 최대 규모 글로벌 엔터 플랫폼으로 한국을 포함한 세계 134개국에서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 3개 언어로 서비스된다.



특히 회사 측은 ‘유니버스’를 통해 최신 IT 기술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결합해 기존 K-POP 플랫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 이상의 특화된 멀티 콘텐츠가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유니버스’에는 온오프라인에서의 다양한 팬덤 활동을 인증하고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콜렉션(Collection)’과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캐릭터를 직접 꾸미고 뮤직비디오도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Studio)’ 기능을 공개해 글로벌 K팝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무엇보다 최근 글로벌 ‘신흥 아이콘’으로 전 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그룹 더보이즈가 신개념 엔터테인먼트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와 만난 만큼 이들이 발휘할 시너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보이즈는 ‘유니버스’를 통해 다채로운 활약을 예고해 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더보이즈는 지난 2017년 데뷔해 탄탄한 실력과 개성 넘치는 매력으로 팬들의 인기를 얻었다. 특히 더보이즈는 Mnet ‘로드 투 킹덤’ 최종 우승 이후 지난 9월 미니 5집 ‘체이스(CHASE)’를 발표, 컴백 직후 타이틀 곡 ‘더 스틸러(The Stealer)’가 벅스 1위, 지니 3위, 멜론 5위 등 국내 주요 실시간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진입했고, 타이틀 곡을 포함한 6개 수록곡 모두가 차트인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음반 초동 판매량 역시 약 21만 2천600장이라는 판매고를 기록, 최근 음반 판매량이 30만장을 돌파하는 등 음원·음반 모두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음악방송 ‘4관왕’이라는 뜻 깊은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새로운 아티스트로 더보이즈를 공개한 ‘유니버스’는 지난 12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사전 예약 진행을 시작했으며 내년 초 글로벌 시장에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이도원 기자(leespot@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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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찬익 기자] 미국 뉴욕지역 매체 '메츠 머라이즈드'가 크리스 플렉센(두산)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지난해까지 뉴욕 메츠에서 활약했던 플렉센은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해 8승 4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3.01. 햄스트링과 왼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기도 했지만 가을 무대에서 극강 모드를 발휘 중이다.

플렉센은 4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6이닝 4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9일 KT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7⅓이닝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2실점 호투했다. KBO리그 최초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 기록.

플렉센은 13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3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추가했다.

이 매체는 "전 뉴욕 메츠 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매디슨 범가너를 연상케 하며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며 "플렉센은 13일 4차전에서 7회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추가했다. 두산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고 전했다.

또 "KBO 소식통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플렉센에 대해 좋게 보고 있다. 마이너리그 계약 이상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what@osen.co.kr

초겨울에 느끼는 감나무의 정취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전갑남 기자]

겨울의 들머리 입동(立冬)이 지났습니다. 이른 아침 하얀 서리가 내립니다. 여름 내내 기세등등하던 들풀도 된서리를 맞고선 색이 바랬습니다.

이제 제법 겨울의 맛이 납니다.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차갑습니다. 며칠 사이로 나뭇가지에 힘겹게 버티던 이파리들도 낙엽이 되어 우수수 떨어집니다.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되었습니다.

낙엽 진 나무들은 겨울나기를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합니다. 사람들만이 겨우살이 준비로 부산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엄동설한에 나무들도 살아가기가 무척 힘들 것입니다. 해는 짧고, 매서운 날씨에 받아들이는 에너지가 적은 데다 만들 수 있는 양분도 자연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나무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잎과 함께 힘겹게 겨울을 버틸 것인가, 아니면 죄다 이파리를 떨쳐내고 최소한의 힘으로 견뎌낼 것인가! 욕심부리지 않고 가볍게 비워내는 자연의 지혜는 그들만의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겨울을 납니다. 잎이 떨어진 자리에다 새롭게 눈을 만들고, 공급받을 영양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그것입니다.

나무는 겨울에 잎이 되고 꽃이 될 눈에다 여러 겹의 세포를 쌓아 두껍게 보호합니다. 자기들만의 삶의 방식에 의해 추운 겨울을 견뎌내는 것입니다.

말랑말랑한 맛, 까치가 탐낼만하네


▲ 앙상한 가지 끝에 달린 감. 말랑말랑한 홍시로 변해갑니다.
ⓒ 전갑남



▲ 주렁주렁 감이 달린 감나무가 초겨울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합니다.
ⓒ 전갑남


내가 사는 마을 안길. 겨울 준비에 나선 감나무가 죄다 잎을 떨궜습니다. 앙상한 가지만 드러난 감나무에 홍시가 무척 많이 달렸습니다. 대롱대롱 매달린 홍시가 멀리서 보면 빨간 꽃처럼 예쁩니다. 홍시의 모습에서 삶의 마무리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 또 마지막 열정은 빨갛게 불태우라는 메시지를 들려주는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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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나무 끝에 달린 홍시는 날짐승들의 차지입니다.
ⓒ 전갑남


사람 손이 닿을 수 있는 데까지는 감을 따다가 높은 가지는 수확을 포기한 듯싶습니다. 이제 남은 것들은 까치밥! 날짐승들은 야금야금 홍시를 쪼아 달콤한 식사를 즐길 것입니다.

까치발을 하여 손을 뻗으니 홍시가 간신히 손에 잡힙니다. 함께한 나들길 친구도 손에 잡힌 말랑말랑한 감 하나를 어렵사리 따냅니다. 금세 홍시를 입에 넣습니다.

"야! 이런 맛있는 홍시는 처음이네! 맛이 기가 막혀! 까치도 이 맛에 반하겠지! 대봉보단 작은데, 이건 무슨 감이지?"
"강화도 장준감이야!"

강화도를 대표하는 특산품인 토종 장준감이 말랑말랑한 홍시가 되었습니다. 그 맛이 찰지고, 달콤합니다. 거기다 시원한 맛까지!

강화도 장준감은 끝이 뾰족한 팽이모양으로 대봉감의 축소판입니다. 씨가 거의 없고, 촉촉한 수분에 당도가 매우 높습니다. 옛날 임금님께 진상품으로 달콤한 맛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 강화도 장준감 홍시는 그 맛이 찰지고 아주 달콤합니다.
ⓒ 전갑남


도회지에 나고 자란 친구가 벌거숭이 나뭇가지에서 자연 상태로 익은 홍시 맛에 반할 만합니다. 잊을 수 없는 맛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듭니다.

무거운 짐 부려놓듯 이파리를 죄다 떨구고, 앙상한 감나무 가지에 남겨둔 홍시를 보니 지나간 가을날이 아쉽습니다.
공익적 목적 인정… 배심원 7명 만장일치 의견
앞서 민사재판에선 1억원 손해배상책임 인정돼

지난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영화나 기자회견에서의 발언 등을 통해 가수 고(故) 김광석씨의 타살 의혹을 제기하면서 김씨가 부인 서해순씨에 의해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던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가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미 관련 민사사건에서 대법원은 이씨와 소속 언론사에게 1억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바 있지만, 과실에 대한 책임도 인정되는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과 엄격한 고의 책임을 따지는 형사상 범죄 성립의 차이 때문에 이처럼 결론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재판부는 김씨의 사망과 관련된 사안은 국민적 관심을 받는 공적인 사안으로 볼 수 있으며, 이씨의 행위 역시 공익적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14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씨의 명예훼손, 모욕 등 사건 재판에서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하고 다소 거칠고 부적절한 표현을 하긴 했지만, 피고인의 행위가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광석의 사망 원인은 많은 의문이 제기돼 일반 대중의 공적 관심 사안에 해당한다"며 "일부 표현 방법을 문제 삼아 피고인을 형사처벌의 대상에 끌어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모욕 혐의에 대해선 "피고인이 피해자를 '최순실'이나 '악마'로 표현한 점은 인정되지만, 이는 피고인이 김광석의 사망원인에 대한 규명을 촉구하며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여 이런 표현만으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이씨의 국민참여재판은 검찰과 이씨 양측의 12시간에 걸친 치열한 법정공방과 배심원의 장고가 이어졌다.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무려 12시간 동안 이씨와 검찰 간 공방을 지켜본 7명의 배심원들은 이후 3시간의 평의를 거쳐 이날 새벽 1시께 만장일치로 무죄 결론을 내렸다.

이씨는 영화 '김광석'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서씨가 김광석과 영아를 살해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서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씨를 지칭해 '최순실', '악마' 등의 표현을 써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이씨 측은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12∼13일 이틀에 걸쳐 국민참여재판으로 재판을 진행했다.

앞서 검찰은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점을 지적하며 이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한편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5월 서씨가 이씨와 고발뉴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려 1억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터키에 가다10] 신보다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인간

[차노휘 기자]

목화의 성 파묵칼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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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묵칼레에서의 일몰.
ⓒ 차노휘


에게해 연안에 있는 데니즐리(Denizli)는 터키 남서부에 있는 도시 중 가장 크다. 그곳에서 북쪽으로 약 20㎞쯤 떨어진 멘데레스 계곡에 석회 성분 온천으로 유명한 파묵칼레(Pamukkale)가 있다. 터키어로 파묵(pamuk)은 '목화(木花)', 칼레(kale)는 '성(城)'을 뜻한다. 파묵 칼레는 '목화의 성'이다.

빙하 같기도, 야간에 개장한 스키장 같기도 하지만 봄가을에는 온도가 30℃, 여름에는 40℃, 겨울에는 15℃도 정도 되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은 좀처럼 눈을 볼 수가 없었다. 이곳에 닿기 위해서는 멘데레스 평야에 끝없이 펼쳐지는 목화밭을 지나야만 했다. 때문에 목화의 성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 눈처럼 하얀 석회봉.
ⓒ 차노휘


목화처럼 하얀 석회봉(Travertine)은 멘데레스 단층이 함몰되면서 분출된 석회 성분 온천수가 1만 4천년 동안 매년 1mm씩 쌓여서 거대한 하얀 산을 만들었다. 석회봉 뒤로는 신성한 도시라고 일컬어지는 히에라 폴리스(Hiera Polis)가 자리하고 있다. 이스탄불에서 버스로 10~12시간 걸리는 이곳을 나는 안식년을 영국에서 보내고 그리스와 터키를 거쳐 귀국한다는 K교수 부부를 만나 동행하게 되었다.

히에라 폴리스


▲ 석양에 물든 히에라 폴리스의 도미티니아누스 문. 도미티아누스 황제(Domitianus: 81~96)는 악명 높은 폭군으로서 ‘제2의 네로’라고도 한다.
ⓒ 차노휘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산 후 우리는 잡초가 나 있는 좁은 언덕길로 들어섰다. 약간 센티한 기분에 사로잡힌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늘 한 점 찾아볼 수 없는 언덕에서 기원전 2세기경에 번성했던 페르가몬 왕국을 떠올리기에는 내 상상력이 너무 빈약했기 때문이다.

이곳에 처음으로 고대 왕국을 건설한 페르가몬(Pergamon)은 로마가 부흥하기 전부터 이미 문명 왕국이었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비견될 만한 도서관이 있었고 이집트 파피루스 수입이 중단되자 최초로 양피지(기원전 190년)까지 개발했다. 책에 쪽수를 매긴 것도 이 왕국이 처음이다.

세계 7대 교회가 있는 등 부유했지만 기행(奇行)을 이어가던 마지막 왕 아탈로스 3세(Attalos III Philometor Euergetes)가 왕실 직할지와 재산을 로마 국민에게 증여한다는 유언(遺贈)에 따라 그가 죽은 뒤 페르가몬 왕국은 사라졌다. 그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왕위 계승 1순위라는 이유였다.

아탈로스 3세의 기행에 대해 웃고 떠들던 우리는 원형 극장에 도착했다. 손에 땀이 많아서 얇은 면장갑을 끼고 있는 K부인과 비교적 복원이 잘 된 원형 극장에 앉아있을 때 경기장 한 쪽에 세워진 게시판 안내문을 한참 들여다보던 K교수가 우리에게 약간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이런 형태로 복원하기까지 31년이 걸렸다고 하네요. 1957년부터 이탈리아 고고학자 파올로 베르조네가 복원을 시작했다고 하니, 그 열정이 믿어지나요?"


▲ 히에라 폴리스 원형극장. 2세기 하드리아누스 황제 때 건설했다. 관객석은 언덕을 이용했다. 배수로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 실내 극장이었을 거라고 추정한다.
ⓒ 차노휘


원형 극장은 최대 1만 5천 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극장 좌석 수는 인구 20%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원형 극장에는 대리석 기둥으로 파사드를 만든 귀빈석이 있고 각 기둥에는 조각상들이 있다(조각상은 현재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K교수의 설명을 다 들은 우리는 스피커 역할을 하는 원형 공간을 이용하여 상승 기류를 탄 소리가 공명을 일으키듯 계단을 오르내리며 사진을 찍어댔다.

하지만 1,200기의 무덤이 있는 네크로 폴리스(Necropolis; 공동묘지)로 향할 때는 저절로 엄숙해졌다. K부인이 얼마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솜털처럼 가벼웠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로마 시대를 거치면서 오랫동안 번영을 누렸던 페르가몬 왕국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듯 삶의 뒤안길로 사라진 한 사람도 누군가의 기억에서 잊혀지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 네크로 폴리스.
ⓒ 차노휘


다시 센티해진 나는 페르가몬 왕국부터 오스만 제국까지 사용했던 소아시아에서 가장 큰 죽은 자들의 도시를 둘러봤다. 무덤 옆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살고자 하는 에너지가 흘렀는데 이곳 또한 그랬다. 공동묘지 너머 온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치유의 물

공동묘지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 여왕이 자주 찾아와서 목욕했다는 고대 수영장인 '테르메 온천욕장'이 있다. 섭씨 35도인 미네랄 온천수가 치유 효과가 있다는 소문에 그리스, 로마, 메소포타미아 등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 중에는 중병에 걸린 환자들까지 있었다.

치유의 물로 효과가 좋은 이곳을 로마인들은 신성한 도시(히에라 폴리스, 그리스어 '히에로스(Hieros)'는 '신성함'을 뜻한다)라고 불렸으며 이 도시가 명성을 더할수록 생을 마감하는 외부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들을 온천 바깥, 1km 떨어진 공동묘지에 묻었다.

무덤 형태는 시대에 따라 아치, 2층 건물, 원형 분묘 등으로 다양하나 지금은 보존력이 좋은 돌무덤만 남아 있다. 수많은 석관들이 뚜껑이 열리거나 파손된 채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죽은 자가 생전에 아끼던 물건까지 같이 묻어주는 관습 때문에 도굴이 잦았다. 도굴을 막기 위해서 도굴꾼을 신고하면 천문학적인 포상금을 주는 신고 제도를 마련하고 메두사의 머리를 석관에 장식하거나 저주의 글들을 새겨 넣기도 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한 듯했다.


▲ 열기구가 떠 있는 파묵칼레.
ⓒ 차노휘


해가 점점 기울어 가려고 하자 삶의 생기를 채우고 싶은 우리는 테르메 온천욕장으로 향했다. 미네랄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미용과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마법 같은 경험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서였다.

못생긴 여자도 미녀가 될 수 있고 과거의 죄도 정화된단다. 아마도 혼전 순결을 중시했던 옛날부터 처녀 총각들이 자주 찾았다고 하니 이 온천수는 관용과 묵계의 상징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나도 이참에 클레오파트라처럼 영민한 미녀가 되고 싶었다. 입장료 50리라에 로커 보증금으로 10리라를 기꺼이 내고 입수했다.

신성한 도시는 이 마법 같은 효과 때문인지 로마에 이어 비잔틴 제국도 사랑했다. 11세기 후반 셀주크 투르크족의 룸 셀주크 왕조(al-Rum Seljuk)의 지배를 받으면서 '파묵칼레'라는 이름으로 바뀌긴 했지만 지배 세력의 변천 속에서도 지속적인 부를 일구었다. 이 도시가 폐허가 된 것은 1354년 이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 때문이다.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는 무력했다.

600년 전 신전 기둥 위로 흐르는 온천수에 몸을 띄운 나는 눈을 감았다. 부드러운 손길 같은 미네랄워터는 흡사 내가 클레오파트라가 아닌 비너스가 된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순간, 인간으로 남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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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곳을 1887년 독일 고고학자 카를프만이 발견했다. 그 이후로 발굴 및 복원작업을 진행해서 마침내 198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엄청난 힘을 남용하는 신(자연)보다는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거친 삶을 복원하는 인간. 나는 그런 인간으로 태어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온천수에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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